발레 댄서들 중에는 뉴욕이나 파리의 환호하는 관중 앞에서 공연하는 것을 꿈꾸는 사람도 있지만, 더 조용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댄서들도 있습니다. 기존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싶어하기도 하죠. 마르타 베켓(Marta Becket)이 바로 그랬습니다. 1967년, 브로드웨이나 라디오 시티 뮤직홀 같은 곳에서 공연하던 뉴욕의 댄서 마르타 베켓은 자기만의 작품을 무대에 올릴 공간을 꿈꾸었습니다.
“뉴욕에서 점쟁이를 찾아갔는데, 그녀가 말하더군요. ‘뉴욕을 떠나게 될 거예요. 외딴 시골로 가서 인생 최고의 공연을 하게 될 겁니다.’” 마르타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합니다. 그 후 오래지 않아, 그녀는 공연 투어 중 잠시 쉬는 기간에 남편과 함께 데스 밸리(Death Valley)로 캠핑을 떠나죠.
“건물이 나에게 ‘이리로 와서 함께 해요’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어요.”— 마르타 베켓, 댄서·화가
현재 데스 밸리 교차로(Death Valley Junction)로 불리는 곳에서 보게 된 이 버려진 벽돌 건물이 마르타에게는 공연장으로 보였습니다. “건물이 나에게 ‘이리로 와서 함께 해요’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어요.” 이튿날 그녀와 남편은 한 달에 45달러를 주고 이 건물을 임대합니다. 아마고사 오페라 하우스라는 이름도 붙였죠. 그녀는 1968년 이곳에서 첫 번째 공연을 엽니다. 관객은 어른 열두 명과 아이들 몇 명뿐이었습니다. “관객이 한 명도 없을 때도 많았어요. 그래도 공연을 계속했죠.” 마르타의 해결책은 빈 벽을 관객 그림으로 채우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6년에 걸쳐 관중 그림을 완성했습니다. 87세가 될 때까지도 마르타는 무대와 의상 등을 모두 직접 만들었습니다. 베켓은 2017년 1월 30일 향년 92세를 일기로 사망했습니다.
어느 날 밤, 샌프란시스코 베이 출신의 여섯 살 난 소녀가 가족과 함께 공연을 보러 왔습니다. 이 소녀는 마르타의 공연을 보고 춤을 추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하죠. 이 소녀는 오클랜드 발레단을 비롯해 여러 유명한 발레단에서 수석 발레리나로 활약한 제나 맥클린톡(Jenna McClintock)으로 성장합니다. 수 년 전 마르타가 그랬던 것처럼 발레리나가 된 제나는 사막이 다시 자신을 이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정말 이상한 기분이었어요. 정말 집에 온 것같이 편안했죠.” 이제 그녀는 11월부터 4월까지 아마고사 오페라 하우스에서 주말마다 마르타의 작품을 무대에 올립니다. (건물과 마르타의 벽화, 천장화를 둘러볼 수 있는 투어도 있습니다.) 제나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마르타가 이룬 것을 보존하는 일은 무척 중요합니다. 마르타의 작업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고 싶어요. 앞으로 다른 사람들도 스스로의 작품을 만들면서 이 작업을 계속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아직 충분하지 않다면, 공연장에 딸린 호텔에서 묵는 것도 진기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일부 객실이 마르타의 오리지널 벽화로 장식되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