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역사 투어

디지털 혁명 이전 또는 골드 러시 시대의 샌프란시스코 역사를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미션 샌프란시스코 데 아시스(Misión San Francisco de Asís)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주니페로 세라 신부가 원주민 개종과 신대륙에서 스페인의 존재를 강화하기 위한 일련의 선교 사업을 추진하던 1776년에 세워졌습니다. 250여 년이 지난 오늘날은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를 본딴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인근 작은 강의 이름과 같은 미션 돌로레스(Mission Dolores)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현재까지도 활발한 종교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잠시 시간을 내어 예배에 참석하거나 역사적인 수도원 묘지와 정원을 둘러보세요. 21명의 선교자를 묘사한 바실리카 양식의 눈부신 스테인드 글라스 유리도 감상해보세요.

금문교의 입구에 위치한 프레시디오(Presidio)는 군대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1776년에는 스페인군의 요새로 사용되었으며 이후 미군 군사기지가 되었습니다. 오늘날에는 골든 게이트 국립 휴양지(Golden Gate National Recreation Area) 내 1천 7백만 평의 공원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유칼립투스 숲을 지나 38km의 탐방로를 걷거나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는 고고학 실험실을 방문하거나 대규모 예술 작품을 감상해 보세요. 그리고 유서 깊은 현지 호텔인 인 앳 더 프레시디오(Inn at the Presidio)나 로지 앳 더 프레시디오(Lodge at the Presidio) 중 한 곳에서 느긋하게 하루를 마무리해 보세요. 1915년 태평양 국제박람회(Pan-Pacific Expo)를 위해 건설되었다가 지금은 분위기 좋은 극장으로 변신한 팰리스 오브 파인 아츠(Palace of Fine Arts)에도 잊지 말고 들러보세요.

샌프란시스코에서 불과 72킬로미터 떨어진 소노마(Sonoma)는 많은 사람들에게 와인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3만 2천 제곱미터 이상 규모로 캘리포니아 주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소노마 플라자(Sonoma Plaza)에서 와인을 마시다 보면 이 지역의 역사 중 와인과는 별개인 부분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됩니다. 이곳은 1846년 십여 명의 미국 정착민들이 멕시코 정부에 반기를 든 곰 깃발 폭동(Bear Flag Rebellion)의 현장입니다. 이때 마리아노 발레이오(Mariano Vallejo) 장군이 투옥되어 고초를 겪었다고 합니다. 이후 건국된 캘리포니아 공화국(California Republic)은 소노마 시내에 소박한 불곰 깃발을 세웠습니다. 플라자에서 짧은 국운을 마친 기념비를 방문한 다음, 소노마 주립역사공원(Sonoma State Historic Park)까지 걸어서 발레호 장군이 35년 이상 살았던 주택 라크리마 몬티스(Lachryma Montis)를 방문해보세요.

캘리포니아 최초의 주도인 발레이오(Vallejo)는 소노마(Sonoma) 남쪽 약 32km 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에 대한 미국의 통치를 환영한 장군의 이름을 딴 발레이오는 캘리포니아가 미국의 31번째 주가 된 1850년에 주도가 되었습니다. 역사적인 올드 타운(Old Town)에서는 1800년대 후반에 지어진 주택들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이 당시 건축 양식은 "노동자의 빅토리아 시대(Working Man’s Victorian)"라고 하여 퀸 앤(Queen Anne), 이스트레이크(Eastlake), 이탈리아(Italianate), 스틱(Stick) 요소가 어우러진 목재 주택으로 대표됩니다. 디자인에 관심이 많다면 1930년대 로맨틱 스타일이 합쳐진 인근의 비스타 드 발레이오(Vista de Vallejo)와 식민지 부흥 양식 주택, 튜더풍 주택이 모두 공존하는 1900년대 주거지, 베이 테라스 앤 발레이오 하이츠(Bay Terrace and Vallejo Heights)를 돌아보는 건 어떤가요? 오늘날 발레이오는 산 파블로 베이 국립 야생동물 보호구역(San Pablo Bay National Wildlife Refuge)으로도 유명합니다.

노스 베이(North Bay)에 위치하고 있는 고요한 수변 도시 베니시아(Benicia)는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군사적 역사 위에 세워진 숨겨진 보석입니다. 발레이오(Vallejo) 장군 아내의 이름을 딴 베니시아는 1850년대에 잠깐 주도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같은 시기 미국 육군은 공급품 운반과 탐험을 위해 중동에서 수입된 낙타를 활용한 낙타 군대(Camel Corps)를 출범시켰습니다. 부대가 폐지되면서 일부 낙타들은 현재 베니시아 역사 박물관(Benicia Historical Museum)이 자리하고 있는 시 조병창에서 경매로 판매되었습니다. 이곳은 프렌치 런드리(French Laundry) 출신의 제빵사가 운영하는 원 하우스 베이커리(One House Bakery)에 들러 점심 후 디저트를 즐기기에 아주 좋습니다.

골드 러시(Gold Rush)의 중심지 새크라멘토(Sacramento)는 아메리칸 강과 새크라멘토 강(American and Sacremento Rivers)의 합류지에서 발원했습니다. 1879년 주도가 되기 전에는 포니 익스프레스(Pony Express)의 터미널로도 사용되었습니다. 당시 시대상을 체험해보고 싶으시다면 50여 채의 건물, 주택, 상점, 레스토랑, 박물관이 보존되어 있는 올드 새크라멘토 역사지구(Old Sacramento Historic District)를 둘러보세요. 거리를 높게 지어 홍수에 대비했던 모습을 보여주는 언더그라운드 투어(Underground Tour)에 참여한 후, 밤이 되면 1927년 새그라멘토 강에 정박했던 리버보트 델타 킹(Delta King)에 탑승해 흥겨운 저녁 시간을 보내보세요.

시에라 산기슭(Sierra Foothills)은 광물 생산과 흥망성쇠를 같이한 마을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마더 로드의 보석(Jewel of the Mother Lode)” 서터 크릭(Sutter Creek)은 근 100년 동안 금과 석영 채광이 주로 이루어졌습니다. 지금은 홈메이드 파이로 유명한 버팔로 칩스(Buffalo Chips)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급유소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셀프 가이드 워킹 투어로 현지 살롱, 극장, 상점 등이 위치해 있는 건물 투어도 추천해봅니다.

샌프란시스코와 같이 머피스(Murphys)도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풍요로운 신흥 도시에 속했습니다. 하지만 칼라베라스 카운티(Calaveras County)에 위치한 머피스는 아직도 미쉐린 스타 식당과 최고급 와인시음보다는 마크 트웨인(Mark Twain)의 유머 단편선(인근의 앤젤스 캠프(Angels Camp)에서 매년 기념)과 더 잘 어울리는 분위기를 풍깁니다. 요세미티(Yosemite)와 레이크 타호(Lake Tahoe) 중간쯤에 자리 잡은 다양한 매력을 지닌 머피스에서 수많은 역사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에 가이드와 함께하는 도보 투어가 메인 스트리트(Main Street)의 올드 타이머스 뮤지엄(Old Timers Museum)에서 시작됩니다.

역사의 흔적과 더불어 변화의 흔적 역시 뚜렷합니다. 메인 스트리트(Main Street)에 위치한 시음장과 레스토랑들을 둘러보세요. 이 지역 내에 있는 24개 이상의 가족 경영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다양한 와인들을 맛볼 수 있습니다. 아리아 베이커리(Aria Bakery)에서 에스프레소와 그날 아침에 구운 크루아상을 맛보고,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여름철엔 매주 목요일)에서 공예품도 구경하세요. 그런 다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아이언스톤 빈야드(Ironstone Vineyards)에서 와인을 시음하거나 셰릴 크로 같은 유명 뮤지션이 출연하는 야외 콘서트에도 가보세요. 신나게 즐긴 후에는 세련된 브이 레스토랑, 바 & 비스트로(V Restaurant, Bar & Bistro)에서 느긋한 시간도 보내보세요.

콜럼비아 주립역사공원(Columbia State Historic Park)에서는 골드 러시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시대복을 입은 안내원들은 소중히 보존해 온 마더로드(Mother Lode) 마을에서 단순히 관람객 안내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이곳에 거주하며 다양한 상점에서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일합니다. 역마차도 타보고 서부식 술집에 가서 현지 생산된 시원한 사르사파릴라(sarsaparilla) 탄산음료도 주문해 보세요. 대장간에서 뜨거운 열기를 느끼며 대장장이가 작업하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곳에는 웰스파고(Wells Fargo) 우체국을 비롯해 캘리포니아 초기 광산시절의 흔적들도 보존되어 있습니다. 자동차는 금지되어 있지만 말발굽 달그락거리는 소리는 들을 수 있습니다.

무료 역사 투어는 박물관에서 주말 오전 11시 (6월 중순에서 미국 노동절까지는 주중에도 운영)에 출발합니다. 골드 러시 데이즈(Gold Rush Days) 문화축제는 두 번째 토요일 오후에 열리며, 공예교실과 특별 투어, 사금채취 체험을 진행합니다. 여름철에는 날씨도 무덥고 주말에는 사람들로 붐비기 때문에 주중 이른 아침에 가시면 편리하게 돌아 보실 수 있습니다.